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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이야기

독일 미대 유학 이야기 (2025)

안녕하세요, 드레스덴 우니입니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드레스덴 미대에 입학한 지도 어느새 4년차가 되었습니다.

음악만큼은 아니지만 독일로 미술 유학을 오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유학... 유학이 뭘까...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저는 독일 말고는 다른 곳에서 미술대학교 근처에 가본 적도 없는 사람이지만,

독일 내에서도 많은 학교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해외에서 공부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사실 해외에서 쓰는 에너지를 생각하면... 그 에너지로 뭘 해도 한국에서 더 잘 먹고 살 거라고 생각해요.

한국이 사회적으로 정말, 정말, 정말 맞지 않아서 여기서 살다간 자살할 것 같다, 하면 해외살이를 추천합니다.

하지만 한국 음식 너무 좋고 가족과 관계도 괜찮고 친구들도 너무 소중하다, 하면

몇 년에 한 번씩 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또 집안이 잘 살아서 내 유학을 다 지원해줄 수 있다, 내가 40세까지 한 달에 100만원만 벌어도 어떻게든 가족이 부양해줄 수 있다,

하면 추천합니다.

아니면 저처럼 호스텔 빨래, 청소, 식당 설거지, 보험사 전화상담, 바, 카페, 장애인 활동보호사 등 일을 구분하지 않고

공부할 시간도 없이 일주일에 20시간 일해야 해요.

 

한국어로도 이해하기 힘든 예술에 대한 말들, 독일어로는 더욱 어렵습니다.

독일어뿐만이 아니라 독일인들은 영어도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합니다.

꼭 필요한 원서가 영어인 경우도 많아서 둘 다 C1 수준은 있어야 사람 취급을 받는 것 같아요.

독일인들 생각보다 인종차별 엄청 합니다. 내가 외국인이라는 이유 만으로 본인의 그룹에 안 껴주는 친구도 많아요.

특히 미대는 엘리트주의가 더욱 더 심합니다.

 

저는 미대가 오픈 된 곳일 거라고 생각하고 왔습니다.

오히려 우파가 우세한 드레스덴 안에서 대학 안이 제일 살벌합니다.

처음에 입학하고 당일에 자퇴할 거라고 울면서 집에 갔던 기억이 나요.

 

물론 유학에 좋은 점도 많습니다. 틀 밖에서 생각할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게 정말 뭔지 생각할 수 있어요.

근데 정말 생각해보셨나요, 내가 뭐가 하고 싶은지?

아무 제약도, 아무 조건도 없이 작업을 할 수 있다면, 나는 뭘 하고 싶은가, 생각해보는 게 늘 일입니다.

 

한국에서는 100퍼센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면,

독일에서는 제 생각에 20퍼센트 정도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유학 생활, 낭만적으로 들리죠.

낭만적이지만 한 것은 아닌 것 같아요.